이도영(李道榮, 1884~1933)은 1902년 조석진, 안중식과 함께 고종황제 어진제작에 참여하였다. 1906년부터 한일합방까지 국민교육회, 대한자강회 등 자강계몽단체에 가입해 활동하면서 각종 인쇄미술을 담당했다. 1909년에는『대한민보』에 정치, 사회적 현실을 풍자한 삽화를 연재하였다. 조석진과 안중식 사후에는 서화협회의 실질적 지도자로 활동했으며, 산수, 인물, 화조 및 기명절지화에 능했다. 화면 우측 상단에 전서체로 쓴 ‘동음독서(桐陰讀書)’라는 자필 화제가 있다. <동음독서도>는 『개자원화전(芥子園畵傳)』에 실려 있는 심주(沈周)의 <벽오청서도(碧梧淸暑圖)>를 바탕으로 한 것이다. 같은 화제의 그림을 조선 후기 강세황이 남겨 더욱 유명해진 주제이다. 이도영은 벽오청서라는 전통적인 화제를 세로로 긴 화면에 다시 재구성한 하였다. 산과 언덕에는 형식적이며 규칙적인 미법이 베풀어져 있고, 이와 대조적으로 화면을 가로지르는 벽오동의 잎은 강렬한 농묵으로 처리하였다. 전통적인 주제이지만 근대 전환기의 변화하는 시대상을 읽을 수 있는 작품이다.
◎ 시 기 : 20세기 초
◎ 규 격 : 세로 54.0cm, 가로 23.7cm
◎ 재질현상 : 종이에 수묵