허련은 스승인 김정희의 필의(筆意)를 따른 방작산수(倣作山水)를 다수 남기고 있다. 이 작품은 방작산수 중 하나인 삼성미술관 리움 소장의 《仿阮堂山水圖》와 거의 비슷한 화면구성을 보이고 있다. 예찬식의 평원적 구도에 맑은 갈필로 그려진 산수는 스승 김정희가 강조했던 ‘서권기(書卷氣)’와 ‘문자향(文字香)’를 구현하고자 했던 작품 중 하나이다. 허련 특유의 서체 화제에 글 말미에는 ‘小癡’ 주문방인 1과가 찍혀 있다.
畵山水之法 洵可以意會 不可以言傳. 用墨先後 渲染濃淡 配合遠近諸法 得之心應之手. 所謂咫尺應 湏論萬里者 其爲臥遊 不亦遠乎.
산수(山水)를 그리는 법은 참으로 그 마음이 한곳에 모아져야 하니 말로 전할 수는 없는 것이다. 먹을 먼저 쓰고 뒤에 쓰든가, 색채의 농담(濃淡)을 처리하든가, 거리의 원근(遠近)을 맞추는 등 여러 가지 방법은 마음으로 터득하고 손으로 따르는 것이다. 지척(咫尺)의 거리라 하더라도 반드시 만리(萬里)밖을 상논(想論)해야 하는 것이니, 그것을 누워서 유람(遊覽)하자니 또한 멀리 보이지 않겠는가?
◎ 시 기 : 19세기 후반
◎ 규 격 : 세로 25.8cm, 가로 26.1cm
◎ 재질현상 : 종이에 수묵담채