역사가 살아 숨쉬는 이곳은 부산박물관
「고촌리 고분군 3차 발굴조사」 성과 공개… 다양한 장송 의례 흔적 등 발견
◈ 11.18. 14:00 발굴조사 현장에서 고촌리 고분군 3차 발굴조사 현장공개설명회 개최
◈ 좁은 조사구역 안에 여러 형태의 무덤이 밀집해 축조된 사실과 무덤 축조과정에서 이뤄진 다양한 장송 의례 흔적 확인… 가야 사회의 제사 관념 연구에 중요한 자료 획득
□ 부산시립박물관(이하 부산박물관)은 내일(18일) 오후 2시 고촌리 고분군 발굴조사 현장(기장군 철마면 고촌리 산36)에서 「고촌리 고분군 3차 발굴조사」 현장공개설명회를 개최한다고 밝혔다.
□ 이번 현장공개설명회는 부산박물관이 진행한 「고촌리 고분군 3차 발굴조사」 성과를 시민들에게 공개하기 위해 마련됐다.
○ 고촌리 고분군은 기장군 철마면에 있는 삼국시대 고분 유적으로, 운봉산(해발 258.5m) 동쪽 끝, 실로암공원으로 올라가는 도로와 고촌 신도시 사이에 있는 구릉이다.
○ 1960년대 후반 부산 동래고등학교 향토반 학생들에 의해 처음으로 알려졌으며, 여러 차례의 지표조사를 통해 1990년대 학계에 4세기 후반에서 6세기 후반까지 연속적으로 축조된 삼국시대 고분군일 것이라 보고됐다.
○ 2021년 부산박물관에 의해 처음으로 정식 발굴조사가 이뤄졌으며, 400년 전후 가야고분군의 존재를 확인했다. 이후 연차적인 발굴조사를 통해 고촌리 고분군의 역사성과 가치를 조사하고 있다.
○ 이번 3차 발굴조사는 국가유산청의 ‘2024년 역사문화권 중요 유적 발굴조사’ 국고보조사업 대상으로 선정돼 국비를 지원받아 진행하고 있다.
□ 3차 발굴조사에서 부산박물관은 500제곱미터(㎡)라는 좁은 조사구역 안에 여러 형태의 무덤이 밀집해 축조된 것을 확인할 수 있었다.
○ 목곽묘(木槨墓, 덧널무덤) 13기, 석곽묘(石槨墓, 돌덧널무덤) 9기, 소형 석곽묘 9기, 옹관묘(독무덤) 3기, 토광묘(움무덤) 1기 등 35기의 무덤을 발견했다.
□ 이와 함께, 무덤 축조과정에서 이뤄진 다양한 장송 의례 흔적을 찾아냈다.
○ 무덤 내부에서는 고배(高杯, 굽다리접시)의 다리 부분을 제거하거나, 잔의 손잡이를 파쇄하는 등 여러 종류의 훼기(毁器)*행위가 확인됐다.
○ 목곽묘에서는 무덤 구덩이와 목곽(덧널) 사이를 채운 흙 위에 철도끼가 놓여 있었다.
○ 소형 석곽묘에서는 내부 벽면을 붉게 칠한 흔적이 발견됐다. 붉은색은 고대부터 벽사**와 생명의 상징이었다. 벽면에 붉은 칠을 한 행위는 죽은 자의 유해와 영혼을 보호하려는 의도로 볼 수 있다.
* 훼기(毁器) : 장례 시 그릇이나 무기 등을 깨뜨리거나 구부리는 등 의도적으로 훼손시켜 무덤에 부장하는 것을 말한다.
** 벽사(辟邪) : 요사(妖邪)스러운 귀신(鬼神)을 물리침.
□ 부산박물관은 이번 발굴조사를 통해 삼국시대의 가야 사회가 지녔던 제사 관념의 연구 측면에서 중요한 자료를 획득했다고 설명했다.
○ 아울러, 18일 오전 10시에는 고촌리 고분군의 성과를 검토하기 위한 전문가 자문회의가 발굴조사 현장에서 진행될 예정이다.
□ 정은우 부산박물관장은 “지속적인 발굴조사를 통해 고촌리 집단이 대규모 무덤군을 축조할 수 있는 강소(强小)세력이었음을 확인하는 등 고촌리 고분군이 가지는 역사적 의미를 밝힐 수 있게 돼 기쁘다”라며, “고촌리 고분군이 지역의 고고학 역사가 밝혀지는 과정을 가까이에서 지켜보며 체험할 수 있는 역사 교육의 장이 될 것으로 기대한다”라고 전했다.